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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화질 가짜세계_fake reality

평생을 비행기를 타며 살았다. 세시간만 지나면 상식이 비상식이 되고, 불법이 합법이 되는걸 목격하며 세계의 꺠지기 쉬움을 깨달았다. 늘 어딘가의 외부자이자 소수자로 살며 현실 세계의 구조와 상식만으로는 말하고자 하는 바를 말하는 게 어렵다는것을 알기에 모든 틀을 비틀은 가짜세계를 만들고 그곳에서 실험해 나간다. 현실에 있는 계층들을 망상의 차원으로 치환해서 재현하는 작업을 통해 여성과 퀴어를 비롯한 소수자가 겪는 차별의 층위를 벼려내어 현미경 아래에 두고 가상의 상황과 현재의 계급이 어떤 상호작용을 일으키는지 실험한다. 무엇보다 이 가짜세계의 실험은 실제 소수자들에게 닿을 수 있는 차별의 언어들의 쿠션으로 작용하여 그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중점을 준다. 전유하지 않는 재현을 노력한다.

전경 사진도, 영상도, 사운드도 모두 낮은 퀄리티를 고집한다. 저화질과 깨지는 음성 속에서 수용자는 보이지 않고 흐려진 시공간은 스스로 채워넣으며, 이 세계가 가짜라는 점을 다시금 인지하게 된다. 또한, 퍼포먼스 및 장소특정적 사운드 퍼포먼스 중심의 작업을 하기에 현장을 선명하고 완벽하게 재구성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있지' 않았던 이에게 ‘있던’ 것 처럼 감각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과정도 작업을 필터링 하는 과정이기에 이를 없던 사람이 볼 수 있을 만큼의 낮고 흔들리고 지직대는 화질과 음성으로 전달한다. 결국, 진짜는 그'곳’에만 있는 것이다.